퀘벡 시티(3) – 브런치와 함께 시작한 마지막 날, 육군 박물관에서 만난 한국

이 글은 2022-11-13에 작성되었습니다.

2022-11-13(Sun) | 퀘벡 시티 | 도깨비 촬영지 재방문과 예상치 못한 발견

퀘벡 시티에서의 마지막 아침은 현지에서 유명하다는 브런치 맛집에서 시작했다. 비수기임에도 대기 줄이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곳이었다.

18불이라는 가격이 부담스러웠지만, 나온 음식을 보니 납득이 갔다. 커피까지 무료로 제공되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비 오는 날, 다시 찾은 촬영지

브런치를 먹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제 열심히 돌아다니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어제 주요 촬영지는 거의 다 다녀왔다. 그렇게 큰 마을은 아니라 하루면 다 둘러볼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아쉽게 찍힌 사진 위주로 같은 장소를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 남는 건 사진이니까, 최대한 드라마 장면과 비슷하게 찍는 게 목표였다. 똑같은 곳을 가도 빗속의 분위기는 또 달랐다.

도깨비 오프닝 장소

Fairmont Le Château Frontenac

도깨비 언덕

도깨비 언덕 너머, 육군 박물관

퀘벡에 한국전쟁 관련 물품이 전시된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위치는 미리 찾아보지 않았다.

지나가는 길에 도깨비 촬영지가 있다고 해서 들어간 곳이 Musée Royal 22e Régiment, 퀘벡 육군 박물관이었다.

박물관 안쪽 <도깨비> 촬영지는 아쉽게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예상치 못한 한국전쟁 전시관을 발견했다. 당시 사용되었던 화기와 전쟁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퀘벡 주도 한국전쟁에 유엔 회원국으로 참전했고, 최전선에서 싸웠다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캐나다 퀘벡의 작은 박물관에서 한국 관련 물품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감사하면서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세계대전 유물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 천천히 둘러봤다. 밖에서 가이드가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당연히 영어였고, 절반 이상을 알아듣지 못해 일찍 나왔다.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

형과 통화하면서 문득 깨달았다. 원래 나는 사람들에게 먼저 말 거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왜인지 주저하게 된다. 여러 두려움 때문에 기회를 스스로 놓치며 캐나다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의식적으로 여러 사람에게 말을 걸어봤다. “Sorry는 불어로 뭡니까?”부터 “어떤 일 하세요?” 같은 질문들.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경험을 쌓다 보면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퀘벡 시티 일정이 끝났다. 추위 때문에, 공사 때문에, 혹은 타이밍이 안 맞아 놓친 풍경들이 아쉽긴 하다.

아쉬움은 남지만, 돈을 아껴 경험을 사는 게 배낭 여행이다. 앞으로도 종종 이렇게 떠나고 싶다.

나에게 퀘벡은 완벽한 여행지였다. 자유로운 배낭여행, 감성적인 도시, 그리고 좋아하는 드라마의 흔적까지. 이보다 완벽한 조합이 또 있을까. 행복했던 꿈을 뒤로하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 Gray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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