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Banff Gondola와 Cosmic Ray Station
이 글은 2023-12-03에 작성되었습니다.

🌨️ 비에서 눈으로, 안개 속 곤돌라 여정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늘은 벤프의 마지막 날, Sulphur Mountain Cosmic Ray Station을 방문하기로 계획해 둔 날이었다. 비가 내리는 모습에 잠시 고민했지만, 이미 예약도 했고 산 위로 올라가면 비가 눈으로 변할 거라는 생각에 출발하기로 했다. 눈이라면 나름의 매력이 있을 테니까.

벤프에서 gondola 탑승장으로 향하는 길, 예상대로 비는 점점 눈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Gondola를 타고 올라가는 8분간의 여정, 다른 여행객들의 후기를 보면 아름다운 전망이 펼쳐진다고 했는데, 오늘은 눈이 내리는 탓에 주변이 온통 안개로 뒤덮여 시야가 제한적이었다. 그래도 남들이 보지 못한 눈 내리는 산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다.
🏔️ 산 정상에서의 특별한 경험



곤돌라를 타고 정상에 도착하자 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곤돌라 상부 정류장으로, 2층은 박물관, 4층은 관측소로 구성되어 있었다. 2층 박물관은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았다. 이 지역에서 발견된 화석들과 곰에 관한 영상, 그리고 곰들의 주요 출몰 지역에 대한 정보가 자세히 소개되어 있었다.

박물관을 둘러본 후 관측소로 향하는 산책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산책이라고는 했지만, 눈과 바람이 함께 몰아치며 얼굴을 때려 생각보다 고통스러웠다. 풍경은 분명 아름다웠지만, 점점 볼이 얼어붙는 느낌이 들었다. 산책길을 걸으며 깨달은 것은, 눈 내리는 설산을 방문할 때는 얼굴을 가릴 수 있는 장비가 필수라는 점이다.

산 정상에 가까워질 무렵, 잠시 쉬어가기 위해 흡연 부스에 들렀다. 국립공원인데도 흡연 구역이 잘 마련되어 있어 놀라웠다. 설산 위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험은 색다른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았다.

마침내 정상에 올라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눈과 안개로 인해 가시거리가 넓지는 않았지만, 간간이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눈 내리는 산의 고요함과 외로움이 주는 특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추위를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져 곧 하산했다.


벤프에서의 마지막 날, 눈 내리는 산을 경험하며 자연이 주는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경험에는 득과 실이 함께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좋은 날씨였다면 멋진 전망을 볼 수 있었겠지만, 눈 내리는 산의 고요함과 신비로움은 또 다른 특별한 경험이었다.
🔑 열리지 않는 숙소 문과 5시간의 기다림

하지만 여행의 마지막 밤, 숙소로 돌아와 겪은 일은 캐나다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었다. 새벽에 숙소에 도착해 카드키로 문을 열려고 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경비원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마스터키를 가진 직원이 왔지만 그 역시 문을 열 수 없었다.

이후 카드키 인식기를 확인하고, 문 자체를 점검하는 등 여러 시도가 이어졌다. 결국 배터리 문제로 밝혀졌지만, 기술자가 도착하기까지 무려 5시간을 로비에서 기다려야 했다.

결국 문을 거의 부수다시피 해서 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캐나다의 일처리가 생각보다 느리다는 것을 실감했다.
, 쉼표

벤프를 여행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설산 위에서 미래에 대한 생각도 하고, 다양한 감정도 느끼며 인생의 화려한 쉼표를 찍을 수 있었다. 오늘 들른 Calgary는 여유로운 도시 분위기가 한국의 청주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워킹홀리데이 중 경험한 이 여행은 앞으로의 삶에 충분한 원동력이 될 것 같다.
— Gray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