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14 ~ 16 | 퀘벡 시티 → 토론토 | 캐나다의 거리감을 온몸으로 체감한 이틀
이 글은 2022-11-16에 작성되었습니다.
퀘벡 시티 여행은 정말 좋았는데, 문제는 돌아가는 길이었다. 퀘벡에서 토론토까지 편도 12시간. 한국이었으면 부산에서 서울 갔다가 다시 부산까지 왕복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카풀에 지하철에 버스까지, 갈아탈 수 있는 건 다 갈아타면서 겨우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틀 뒤에는 캐나다에서 일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 SIN 넘버 발급까지.
캐나다의 거리감이란
캐나다 여행의 가장 큰 단점은 땅이 너무 넓다는 것이다. 한 번 이동하면 6시간은 기본이고, 퀘벡 시티에서 토론토까지는 약 10시간 30분이 걸린다.
바로 가는 버스도 없기 때문에 가장 빠른 방법은 비행기다. 비행기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지만, 버스는 그 절반인 8만 원 정도. 버스와 기차를 조합해도 편도 10만 원 정도는 든다.
이번에는 지하철, 카풀, 버스를 조합해서 이동하기로 했다. 대기 시간 포함 약 12시간짜리 대장정이었다.
12시간의 대장정
아침에 일어나 버스를 타고 카풀 장소로 이동했다. 카풀 차량을 타고 한참을 달린 뒤, 다시 지하철로 갈아타고,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 6시간 30분짜리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에서 내리니 집 앞 정류장이었다.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도감이 먼저 들었다.

감기 기운이 슬슬 올라오고 있었다. 왜 여행만 다녀오면 아프지. 빠르게 씻고 약을 먹고 바로 잠들었다.
쉬어가는 하루
다음 날은 하루 종일 집에서 쉬었다. 몸도 안 좋고, 긴 이동에 지쳐 밖에 나갈 기운이 없었다. 캐나다에서는 뼈찜을 파는 곳이 없고, 팔더라도 너무 비싸다. 대신 뼈 자체는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직접 사다가 뼈찜을 만들고 사골도 한 냄비 끓였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즐거운 시간이였다. 여행지에서 먹는 외식도 좋지만, 이럴 때 직접 해 먹는 집밥이 최고다.

SIN 넘버 발급받으러
11월 16일, 급하게 SIN 넘버를 발급받으러 갔다. SIN(Social Insurance Number)은 캐나다에서 일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번호다. 주변에서 3시간에서 5시간씩 기다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일찍 가려고 했는데, 잠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오후 2시쯤 출발했다.
머리도 못 감고 급하게 나섰다. 도착하니 입구에서 인상 좋은 직원이 마스크를 나눠주었다. 당시는 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시기라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했다.

오랜만에 마스크를 쓰니 오히려 편했다. 마스크 자체는 작아서 불편했는데 마스크 쓰고 다니는건 안불편했다.
한국에서는 아직 마스크를 쓰고 다니던 시기였으니, 아직 한국 물이 덜 빠진 건가 싶었다.
운이 좋았던 5분 대기
그날은 눈도 내리고 기온도 꽤 떨어져서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덕분에 5분 정도 기다리고 바로 발급받았다. 총 20분이면 끝.
다들 3~5시간씩 기다렸다고 해서 단단히 각오하고 갔는데, 허무할 정도로 빨랐다.
아무래도 하늘이 빨리 일하라고 도와준 것 같다.

발급 후, North York에서 짜장면
발급을 마치고 장을 좀 본 뒤, North York에 있는 상해반점에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었다. 지금은 폐업한 것 같은데, 당시에는 꽤 맛있었다. 타지에서 먹는 익숙한 한국 음식은 향수병 치료에 이만한 게 없다.

퀘벡에서 토론토까지 12시간을 달리고, 하루 쉬고, SIN 넘버까지 받았다. 캐나다 워홀 생활의 첫 번째 관문을 넘은 기분이었다.
— Grays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