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Summit Seoul 2026 후기 — 코엑스에서 보낸 개발자의 이틀

2026-05-20 ~ 05-21 | 코엑스 컨벤션 센터 | Industry Day · AI Day 참관기

2026년 5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 동안 AWS Summit Seoul 2026에 다녀왔다.

회사에서 출장으로 2일 참석하게 되었다. 올해는 AWS가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한 지 20년, 서울 리전이 생긴 지 10년 되는 해라 행사 규모도 컸다. 이틀 동안 코엑스에 2만 5천 명이 모였다고 한다.

AWS Summit Seoul 2026 키노트 무대

아침 6시 40분 청주발 버스

청주에서 아침 6시 40분 버스를 탔다.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터미널이 있어서 이동 자체는 부담이 없는데, 서울 출장은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게 힘들다. 그거 말고는 다 좋다.

청주북부터미널에서 동서울터미널로 가서 2호선을 타고 코엑스로 갔다. 회사 동료들과는 행사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행사장은 코엑스 컨벤션 센터 3층 D홀이었다.

EDM이 흐르던 키노트 홀

입장하자마자 DJ가 클럽처럼 EDM을 틀어주고 있었다. 개발자 컨퍼런스가 아니라 축제에 온 것 같은 분위기가 신기했다. 그 후 기조 연설이 시작됐다. 넓은 홀에는 동시통역 리시버 불빛이 파랗게 떠 있었다.

첫날은 Industry Day다. 키노트에서 AWS코리아 대표가 AI-DLC(AI-Driven Development Lifecycle)와 피지컬 AI를 소개했고, AI 분야 투자를 전년 대비 47% 늘렸다고 했다. 로컬 파일·캘린더·이메일까지 묶어서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AI 어시스턴트 Amazon Quick도 나왔고, 150만 라인짜리 레거시 코드를 10시간 만에 전환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발표마다 소재는 달랐지만 방향은 전부 에이전틱 AI 하나로 수렴했다.

AI-DLC 소개 슬라이드

개인적으로 기대됐던 건 Managed Harness다. AgentCore 위에서 관리형으로 돌아가는 에이전틱 AI 서비스인데, 복잡한 오케스트레이션 없이 설정만으로 에이전트를 굴리다가 필요하면 코드로 꺼내 고도화할 수 있다는 게 요지다. Upstage 대표의 발표에서는 개인은 자율형 에이전트로, 기업은 재현 가능성과 승인 절차를 갖춘 절차형 에이전트로 갈라진다는 구도가 나왔는데, 이후에도 종종 생각이 났다.

하루 다섯 개 들은 세션과 현장의 현실

키노트가 끝나고는 브레이크아웃 세션을 돌았다. Amazon’s AI Strategy부터 삼성전자의 에이전틱 AI 전략, AI 기반 복원력 테스트와 재해 복구, Bedrock 기반 자율형 AI 알파 팩토리, 야놀자의 AgentCore 구축 사례까지 하루에 다섯 개를 들었다. 솔직히 세션 대부분이 AWS 홍보에 가까워서 내용으로 크게 건진 건 없었지만, AWS가 트렌드를 따라가는 동시에 만들어가는 회사다 보니 가까운 시일에 회사에 적용해 볼 만한 신규 기능이 뭔지, AI가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세션을 쫓아다니면서 현장의 생리도 알게 됐다. 인기 세션은 조금만 늦게 도착해도 입장이 마감되는데, 쉬는 시간이 짧다 보니 앞 세션이 끝나고 이동하면 이미 줄이 길게 서 있다. 듣고 싶은 세션이 연달아 있으면 결국 하나는 포기하게 된다. 겨우 자리를 잡아도 책상 없이 의자만 있어서 필기는 무릎 위에서 해야 했다.

점심이 빵 위주로 나온 것도 아쉬웠다. 하루 종일 걸어 다니는 일정에 빵은 좀 부족하다. 세션은 어차피 라이브 스트림으로도 중계해 주니까, 내용만 필요하다면 현장보다 그쪽으로 듣는 게 낫다.

오랜만에 만난 연구실 동료들

이번 서밋에서 제일 좋았던 것 중 하나는 사람이었다. 대학교 연구실에서 학사 연구원으로 같이 지냈던 동료들을 오랜만에 만났다. 다들 취업하고 나서는 얼굴 보기 어려웠는데, 각자 회사에서 교육으로, 출장으로 여기에 모여 있었다. 명찰을 나란히 들고 인증샷부터 찍었다.

잠깐 서서 얼굴 보고 이야기한 게 전부인데도 반가웠다. 친구는 자기 친구인 개발자도 여기 와 있다고 했다. 그런 이야기가 오가다 보니 행사장 전체가 하나의 개발자 커뮤니티처럼 느껴졌고, 개발자라는 역할로 서로 끈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역삼동의 밤, 족발과 위스키와 팀홀튼

숙소는 역삼역 근처에 1박으로 잡았다. 행사가 끝나고는 서울에서 일하는 대학 친구를 만나 족발로 시작해서 위스키로 마무리했다. 회사가 많은 동네라 그런지 저녁 시간의 활기가 지방과는 달랐다. 분위기 좋은 가게도 많은데 퀄리티에 비해 그렇게 비싸지도 않았다.

지방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보면, 집값과 지하철과 사람 많고 복잡한 것만 빼면 서울은 재미있는 도시가 맞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분위기 자체가 좋았고, 뮤지컬과 연극을 좋아하다 보니 더 부러웠다. 서울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친구의 월세 이야기를 듣고 그 생각은 싹 들어갔다.

걷다가 팀홀튼 간판이 보여서 들어갔다. 캐나다에서 지낼 때 마시던 커피라 추억으로 더블더블을 시켰는데, 너무 밍밍해서 캐나다에서 사 온 팀홀튼 가루커피를 타 먹는 맛이었다. 도넛도 그냥 그랬다. 마실 거면 아이스캡을 추천한다. 추억 때문에 가는 게 아니라면 다시 갈 것 같지는 않다.

AI Day와 부스 구경

둘째 날은 AI Day다. 에이전틱 AI로 완전히 달라지는 소프트웨어와 개발 방법, AI-DLC 소개(LG전자 사례), LG CNS의 Enterprise AI Transformation까지 듣고 나머지 시간은 부스를 돌았다.

그랜드볼룸 앞 AWS 20주년 기념 큐브

그랜드볼룸 앞에는 20주년 기념 큐브가 서 있었고, 부스마다 체험거리와 굿즈가 많았다. AWS Skill Builder 부스에서 네컷사진을 찍었고, GitLab을 비롯해 여러 부스를 돌면서 키링과 스티커를 잔뜩 받았다. 스티커 받은 걸 사진으로 안 남긴 게 아쉽다.

AWS Skill Builder 부스에서 찍은 네컷사진

부스를 돌다 보면 이 행사가 개발자를 위해 열린다는 게 느껴진다. 다른 산업 전시회보다 대우받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저녁에는 회사 일정이 있어서 그걸로 이틀이 끝났다.

서밋을 다녀와서

세션 내용만 목적이라면 현장은 추천하지 않는다. 세션은 라이브 스트림으로 듣는 게 낫고, 현장은 축제 같은 분위기와 개발자 커뮤니티, 부스를 즐기러 가는 곳이다. 나한테는 출장으로 이틀을 빼서 서밋에 와본 것 자체가 제일 좋았다.

이틀 동안 들으면서 앞으로 에이전틱 AI 쪽으로 많이 발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조업 발표에서도 가드레일을 세워두고 최대한 에이전틱하게 운영하려는 시도가 계속 보였다. 나도 개인적으로 OpenClaw를 운영하고 있는데, 개인부터 산업 분야까지 에이전틱 AI를 적용하는 시도는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에이전트 하네스도 요즘 직접 적용해 보는 중인데, 아직 위험한 지점이 있긴 하지만 발전 방향은 그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에도 회사가 보내준다면, 세션 욕심은 줄이고 부스를 더 돌 것 같다.

— Gray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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