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아이스링크 | 시청 앞 광장의 무료 스케이트장

2022-12-11 | 토론토 | 네이슨 필립스 스퀘어 야외 링크장

이 글은 2022-12-11의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캐나다는 눈의 나라답게 정부가 아이스링크를 운영한다. 11월 말이 되면 광장이며 공원마다 얼음판이 깔리고 겨울 내내 열려 있는데, 여기 사람들이 겨울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스케이트를 타러 나섰다.

공원마다 링크장이 있다

찾아보니 다운타운 지역에만 링크장이 열다섯 곳이 넘었다. 한국으로 치면 동네 운동장 자리에 겨울마다 얼음판이 생기는 셈이다. 어디에 있는지는 토론토시 공식 사이트에서 지도로 볼 수 있다.

그중 유명한 곳이 두 군데인데, 하나는 호숫가에 있는 하버프론트 센터의 Natrel Rink다. 캐나다에서 가장 큰 야외 인공 링크장이고 토요일에는 대여도 무료라고 한다. 다른 하나가 이날 간 네이슨 필립스 스퀘어(Nathan Phillips Square)로, 시청 앞 광장이라 접근성이 좋은 대신 사람이 제일 많다.

사람들로 붐비는 네이슨 필립스 스퀘어

입장은 무료, 스케이트만 빌리면 된다

도착하니 역시나 광장이 사람으로 가득했다. 입장료는 따로 없어서 자기 스케이트를 들고 오면 그냥 타면 되고, 나처럼 없는 사람은 빌리면 된다. 대여료는 8~15불 정도로 기억한다.

문제는 대여 줄이었다. 이날은 30분을 서서 기다렸고, 순서가 와서는 신분증을 맡기라고 하길래 온타리오 운전면허증을 냈다. 면허증이 없으면 여권을 들고 가야 할 듯하다. 반납하면 돌려준다. 운영 시간은 대체로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인데, 날씨에 따라 안 여는 날도 있으니 가기 전에 확인하는 게 좋다.

스케이트를 신고 앉아서 본 링크장

얼음 위의 캐나다

오랜만에 신는 스케이트라 감을 잡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몇 바퀴 도니 금방 붙었다. 어릴 때 자전거보다 인라인을 더 많이 탄 덕을 봤다. 빙질이 좋다고는 못 하겠지만, 그래도 한 시간마다 정비를 해주니 다른 데보다는 나은 편일 것이다.

한 바퀴 도는 중

돌면서 놀란 건 사람들 실력이었다. 그 많은 인원이 한 얼음판을 도는데 부딪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잘 타는 사람들이 비틀거리는 쪽을 알아서 피해 가고, 어쩌다 스쳐도 서로 미안하다 한마디 하고 지나간다.

넘어지는 법도 아는 것 같았다. 손부터 짚어 몸을 보호하는 자세가 다들 자연스럽다. 한국 아이스링크처럼 안전요원이 촘촘하게 서 있지 않은데도 별탈 없이 굴러가는 게 그래서인 듯했다. 그러니 복장은 평소 옷 그대로 가더라도 장갑만큼은 챙기는 게 좋다.

제일 잘 타는 건 애들이었다.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애들이 뒤로 타면서 돌아다닌다. 하긴 겨울마다 집 앞에 얼음판이 깔리는데 못 탈 수가 없겠다 싶었다.

색색으로 물든 시청 건물 앞 링크장

해가 지자 시청 건물에 색색으로 조명이 들어오고 링크장 위로도 조명 아치가 켜졌다. 연인이든 친구든 가족이든 아이들이든 다 같이 얼음 위를 도는 걸 보고 있으니 분위기가 꽤 따뜻했다.

조명 아치 아래를 도는 사람들

링크장 옆 마켓

링크장 주변에는 플리마켓이랑 아이들 놀이기구도 있었다. 아직 12월 초인데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벌써 물씬 났다.

링크장 옆에 선 회전목마와 마켓 표지판

핫초코며 먹을거리 파는 곳이 줄지어 있었다. 오랜만에 운동을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빨리 지쳐서, 마켓을 한 바퀴 돌고 집으로 향했다.

스케이트를 타고 나서

집 앞 광장에 아이스링크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애들이 넘어지고 배우면서 크는 걸 보니 우리와는 다른 놀이 문화를 갖고 자라겠구나 싶었다.

스케이트를 타고 있으니 내가 캐나다에 와 있다는 게 한 번 더 실감이 났다.

— Gray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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